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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로네
[책]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 한 여자의 삶에 대하여 본문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 한 여자의 삶에 대하여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책.
제목은 엄마를 부탁해 인데,
난 사실 나의 어머니 보다는
아내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나의 아내로,
두 딸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한 여인을 생각하면서...
총 4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책의 화자가 누구인지는 끝까지 말하지 않지만,
내용상 엄마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겠다.
1장은 엄마가 딸에게,
2장은 엄마가 큰 아들에게,
3장은 엄마가 그 남편에게,
4장은 엄마가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
엄마는
마치 전지적 시점을 가진 것처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기술하며
그들의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도 다 알고 있다.
각 장이 바뀔 때마다
화자의 말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도
이 책의 특징.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아내가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나 역시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걸
이렇게 글로 써있는 것으로 보니,
무의식에 있던 것을
누군가 굳이 꺼내어 알려준 것 같은
충격이었다.
물론
아내는 집을 떠나지 않겠지.
평생을 아내로부터 천천히 좀 가자는 말을 들으면서도
어째 그리 천천히 가주지 않았을까.
저 앞에 먼저 가서 기다려주는 일은 있었어도 아내가 원한 것,
서로 얘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는 것을
당신은 아내와 함께해본 적이 없었다.
천천히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는 것.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노부부가 그렇게 공원을 거니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막상 주변을 보면,
그렇게 나란히 걷는 모습을
도무지 상상하기 힘든
나이드신 부부가 훨씬 많아 보인다.
이 글을 보면서
딱 누군가가 떠올라
좀... 그랬다.
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이 한 마디는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며
울컥하게 만든다.
여기 이 엄마에게
집이란
평생을 살아온 곳인데
스스로는 그 집에서
이방인이라 여겨왔던 것인가.
시대적 배경,
지리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더 좋을 것이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며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책이다.
2013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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