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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Foundation - Isaac Asimov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현대 SF의 시작

(gguro) 2015. 12. 30. 21:10


[책] Foundation - Isaac Asimov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현대 SF의 시작


1.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언젠가 아주 오래 전에 읽었었더랬다. 해리 셀던과 심리역사학이라는 기억만을 희미하게 남겨둔 채, 파운데이션은 내 소년시절 최고의 책이었다고 말하고 다니곤 했었다. 그 때 한국어로 번역된 파운데이션은 9권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걸 다 살 돈이 없어서 교보문고에 가서 서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서서 읽으면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밌어서 늘 아쉬워하며 서점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모아두고 뿌듯해했었다. 왼쪽 위부터 Prelude to Foundation, Foundation Trilogy, Foundation's Edge, Foundation & Earth.




막연히 기억을 더듬어보면 기억나는 것은 해리 셀던의 키가 175 cm인데 작은 키라고 묘사되었다는 점 (왜!!!), 심리역사학이라는 것을 통해 집단적 인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가이아라는 곳이 나오는데 인류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서로 하나가 된 그런 곳으로 묘사된다는 점. 그런 정도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피리를 부는 내용도 있었고, 심리역사학을 집단이 아닌 개인의 수준에 적용할 수 있는 그런 특별한 사람들이 있는 곳도 있었다는 기억도 난다.





찾아보니 아홉 권으로 되어있는 것 맞다. 이 9권이 파운데이션 연작 전체를 담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어디부터 어디까지 번역했는지 잘 모르겠다. 1권 '위험한 서막'은 'Prelude to Foundation'에 해당한다. 가이아가 기억이 나는 걸 보니 7권을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2.


그러고나서 일단 Foundation's Edge를 읽어보았다.


해리 셀던과 심리역사학이 반가웠다. 그런데 반갑긴 했는데, 내용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파운데이션 삼부작의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파운데이션 삼부작을 처음부터 읽어보기로 했다. 파운데이션 삼부작이란 Foundation, Foundation and Empire, Second Foundation의 세 책을 말한다. 참, 요 위에 있는 트윗은 오타가 있는데, 맞는 문장은 He was Hari Seldon ... who perfected psychohistory - the science of human behavior reduced to mathematical equations 이다. 


Foundation을 읽어보니 심지어 이것도 소년시절 내가 읽은 책이 아니었다. 결국 내가 읽었던 건 Prelude to Foundation 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해리 셀던의 키는 175 cm가 아니라 173 cm 였다. 그나마 다행. 









3.


읽다가 가끔 집중하기 힘들 때면 오디오북을 이용하기도 했다. 누군가 유튜브에 올려놓은 것이 있는데, 아주 오래전 테이프로 나온 것을 뜬 것 같다.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눈으로 책을 따라가면 좀 읽기 편해진다. 또 이해가 안 되도 그냥 어쩔 수 없이 진행하게 만드는 역할도 있다.


듣다보면 오디오북과 Foundation Trilogy가 다른 곳이 좀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는 atomic 이라는 표현이 몽땅 nuclear 또는 nucleic으로 바뀌었다. 소리책에서는 atomic이라고 하는데 종이책을 보면 nulcear 라고 써 있다. 추측하건대, 원자폭탄이 일본에 투하된 뒤로 표현에 거부감이 느껴져 바꾼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용에서는 원자력 기술이 첨단기술의 핵심인 것처럼 표현되기 때문에 이는 매우 민감한 문제가 된다. 오디오북은 예전대로지만 책은 개정판이 나온 것.


그 외에도 디테일에서 조금씩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행성간 거리를 나타낼 때 쓰는 parsecs 파섹이 자주 나오는데 그 숫자가 조금씩 바뀌었다. 오디오에서는 20 parsecs 이라고 하는데 책에는 10 parsecs 로 써 있다든지 하는 식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현재, 삼부작 중에서 Foundation을 다 읽고, 그 다음 책인 Foundation and Empire를 80% 정도 읽은 상태이다. Foundation and Empire를 읽을 때도 소리책의 도움을 받았다.






4.


워낙 책 읽는 게 느려서 두 달이 지나도록 다 읽지 못했다. 그래도 첫 책인 Foundation은 다 읽었으니 거기서 만족. 게다가 아시모프 이 아저씨 글이 은근히 읽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위의 글을 보고 장군의 머리를 내려쳤다는 뜻인지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렸다. 그래 내 영어 탓이다. 그래...


일단 Foundation은 5 Parts 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끊어 읽기 좋다.


Part I - The Psychohistorians

Part II - The Encyclopedists

Part III - The Mayors

Part IV - The Traders

Part V - The Merchant Princes


이렇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게 책 내용의 시간 순서대로이다. Part V가 Part IV 보다 먼저 출판되었다고 한다. 책은 시간순서보다 출판순서대로 읽어야 한다고 하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편인데, 그게 작가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니아 연대기를 읽을 때에도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부터 읽었다. 이건 그냥 Part IV 부터 읽고 Part V를 읽었는데 그건 각 Part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 그렇지만 Prelude to Foundation을 Foundation보다 먼저 읽고 싶지는 않다.


딴 얘기가 길었는데,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자면...


각 파트별로 특정 인물을 다루고 있다. 심리역사학자인 파트 1은 해리 셀던을 중심으로 해서 Foundation이 왜 생겨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파트 2는 그 때 Encyclopedia Galactica라는 은하대백과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 은하대백과사전은 책의 새로운 장을 시작할 때마다 인용되곤 한다. 파트 3은 정치인, 파트 4는 무역상, 그리고 파트 5는 대상인을 다룬다. 


파트 1을 제외한 각 파트는 각각의 Seldon Crisis를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식의 힘으로, 정치와 종교의 힘으로, 무역의 힘으로, 교역의 힘으로 각각의 위기를 극복해간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셀던에 의해 예측되어 있었다.




5. 


Foundation and Empire로 넘어가면,

 

그렇게 셀던에 의해 예측되어 있던 위기들이, Mule이라는 존재가 나타나면서 달라진다. 집단적 인류의 행동은 예측 가능하지만 아주 특별한 돌연변이인 Mule은 셀던의 예측에 없었던 것이다. 아직 끝까지 읽지 않아서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Mule의 Clown이라는 Magnifico가 좀 수상하다. 얘가 Mule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이 Magnifico는 여자 등장인물인 Bayta를 종교적일 정도로 의지하고 따른다. 그리고 심지어 이런 돌연변이도 셀던의 예측에 있었다고 밝혀질 지도 모른다.




6.


읽으면서 짹짹이에 기록해 두었던 것들.






7.


파운데이션의 세계는 내가 어렴풋이 기억하는 것 이상으로 넓고 방대한 것이었다. 시간은 꽤 걸리지만 꼭 모든 작품을 읽어낼 계획이다. 


소년시절에는 그냥 빠져서 읽었다면, 지금은 읽으면서 이런저런 질문이 생겨나는데.


- 왜 문명의 암흑기는 짧아져야 하는가?

- 왜 파운데이션이 승리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을 하면서 읽게 된다. 셀던 위기를 꼭 극복해야 하는지도 의문이고,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파운데이션은 승리해야 하는지도 의문이 든다. 그런 의문을 품고서 작가도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는지, 그렇다면 작가는 어떻게 답을 내려 하는지 보는 것도 읽는 재미 중 하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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