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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분노하라 - 스테판 에셀 (Indignez-vous!, Stéphane Hessel)

(gguro) 2011. 10. 19. 22:40

[책] 분노하라 - 스테판 에셀 (Indignez-vous!, Stéphane Hessel)


신분증 받은 기념으로 고려대학교 과학도서관에서 책을 몇 권 빌렸다.

# 신분증 받은 기념으로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분노하라 - 스테판 에셀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 - 박원순
희망을 심다 - 박원순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 홍세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 홍세화


# 빌리고 싶었지만 다 빌려가서 예약해 놓은 책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센델
조국현상을 말한다 - 김용민


# 예약이 꽉 차서 예약조차 못 한 책
닥치고 정치 - 김어준


# 책 좀 읽고 살아야지.
30권까지 빌릴 수 있고, 반납은 내년 1월이라니 좋구나.

 
제일 얇은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분노하라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스테판 에셀 (돌베개,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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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적어본다.

  이미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커다란 도전이 두 가지 있다.
  첫째,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 사이에 가로놓인,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격차. 이는 20세기와 21세기가 낳은 새로운 폐해다. 지금 세계의 극빈층은 하루에 2달러도 채 벌지 못한다. 이 격차가 더욱더 벌어지게 방치할 수는 없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참여는 촉발되어야만 한다.
  둘째, 인권, 그리고 지구의 현재 상태. 프랑스가 독일 점령으로부터 해방된 후, 나는 세계 인권 선언의 문안을 작성하는 데 참여했다. 유엔은 이 선언문을 1948년 12월 10일 파리 샤이오 궁에서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중략) 한 국가가 자국 영토에서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하면서도 버젓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강변을 깨부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이 인권 선언이었던 것이다. '내 나라 안에서는 내가 주인이니 마음대로 대량 학살을 자행해도 된다'고 생각한 히틀러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예전에 나치에 대해 분노하던 시대에 비해 지금은 무엇에 대해 분노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에셀은 두 가지에 대해 말한다. 하나는 단순히 빈부격차라고 표현할 수조차 없게 된 최상위 부유층과 극빈층 사이의 격차. 다른 하나는 인권. 에셀은 지금 시대도 인권이 회복되지 않은 곳이 있다고 말하며,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주목한다.

테러리즘이 격분을 표출하는 한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 격분은 부정적 표현이다. '도에 넘치게 분노'해서는 안 되며, 어쨌든 희망을 가져야 한다. 격분이란 희망을 부정하는 행위다. 격분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고, 당연한 일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용납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희망이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경우에, 격분 탓으로 그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옮긴이가 '격분'이라고 옮긴 원래 프랑스 낱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말의 격분이 꼭 나쁜 뜻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글쓴이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된다. 글쓴이는 폭력적인 방법, 즉 테러리즘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폭력을 쓴다는 것을 희망을 버린다는 것과 동일시하고 있다. 분노를 표현하되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희망을 가지고 표현하라는 글쓴이의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그렇다. 이러한 위협은 아주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호소하는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輕視),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21세기를 만들어갈 당신들에게 우리는 애정을 다해 말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라고.


위와 같이 말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여전히 호소한다며 늘어놓은 말이 인상적이다. 대량 소비, 약자 멸시, 문화 경시, 망각증, 지나친 경쟁. 사회가 당연한듯이 제시하는 가치에 대해 일어나 저항하라고 한다. 이 블로그가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거꾸로 가는 것을 소망하듯이.

얅은 책이라서 심오한 내용을 빈틈없는 논리 전개와 다양한 사례를 들어서 설명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래도 이 책이 던져주는 짧은 외침에 반응하게 만드는 것은 글쓴이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분노하며 사회를 고쳐나가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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