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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Flashforward - Robert J. Sawyer 본문

이런저런 이야기/책 이야기

[책] Flashforward - Robert J. Sawyer

꾸로 (gguro) 2010.07.13 15:56


[책] Flashforward - Robert J. Sawyer


플래쉬포워드
카테고리 소설 > 테마소설 > 드라마/영화소설
지은이 로버트 J. 소여 (미래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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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목을 가진 드라마로 더 유명한 Flashforward를 책으로 (그것도 영어로) 드디어 다 읽었다. 캐나다의 유명한 공상과학소설 작가인 Robert J. Sawyer가 쓴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사실, 드라마가 시즌 1로 끝났는데 그 결말이 모호해서 책을 읽으면 그 결말을 정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럴수가. 책과 드라마는 다른 내용이었던 것이다! 큰 설정은 같지만 세부적인 내용의 흐름과 주인공의 성격, 줄거리는 모두 달랐다.


책: 
21년 뒤의 미래를 봄.
주인공은 CERN에서 일하는 이론 물리학자 Lloyd Simcoe.
프랑스와 스위스가 배경.
Flashforward 현상 그 자체에 재미를 둠.

드라마:
6개월 뒤의 미래를 봄.
주인공은 FBI 수사관 Mark Benford.
미국 LA 지역이 배경.
Flashforward를 악용하려는 세력을 막는 것이 큰 목표.

그러니 책을 읽어도 드라마의 결론을 알 수 없다는 사실. 어쨌든 그것에 실망하지 않고 그냥 재밌는 책 한 권 읽는다는 셈 치고 읽었다. 


글쓴이 로버트 J. 소여 (Robert J. Sawyer)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매우 재미있었다. 내가 영어로 된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읽은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였다. 세부적인 내용 묘사가 뛰어나다. 소여는 독자의 관심을 책에 붙들어 놓는 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듯하다.

한 가지 더 놀라운 것은 글쓴이가 묘사하는 물리학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사실적이라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이 실제로 할 법한 대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관련 물리지식도 꽤나 갖춘듯하고, 물리학자들의 삶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고있다. 이 사람이 물리를 전공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진짜 이 사람 전공이 뭔지 찾아보려 했는데 찾지 못했다. 검색 능력 부족. ㅠㅠ)







★ 플래시포워드 드라마 관련 블로그 포스팅
배우 존 조를 사랑한다는 어떤 분의 블로그 (보러가기)
플래시포워드가 시작되는 시점에 관심 신작으로 소개한 분의 블로그 (보러가기)
원작에 비해 미흡하게 끝난 게 아쉽다는 내용의 블로그 (보러가기)

책에서 전 세계적 기절사건인 Global Black Out은 서유럽시간으로 2009년 4월 21일 오후 5시에 일어난다. 그리고 이들이 보는 플래시 포워드의 미래는 2030년 10월 23일이다. 이 사건은 Lloyd Simcoe와 Theodosios Procopides라는 두 사람의 물리학자가 주축이 되어서 했던 Higgs Boson을 발견하기 위한 입자가속기 LHC 실험 때문에 발생한다.

21년 뒤의 미래를 보기 때문에 다양한 새로운 미래기술에 대한 묘사도 나온다. 그리고 미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묘사도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 2030년까지 일어나는 일들.
1. Quebec was still part of Canada; the secessionists were now a tiny but ever-vocal minority.
2. No one had yet set foot upon Mars -- the early visions that suggested the contrary turned out to be virtual-reality simulations at Disney World
3. Cuba was no longer Communist; China was the last remaining Communist country, and its grip on its people seemed as firm twenty-one years hence as it was today. China' population was now almost two billion.
4. Cars couldn't fly -- but they could levitate up to about two meters off the ground. On the one hand, road work was being curtailed in most countries. Cars no longer required a smooth, hard surface; some places were even dismantling roads and putting in greenbelts instead. On the other hand, roads were getting so much less wear and tear that those left intact required little maintenance.
5. A cure for AIDS was found in 2014 or 2015. Total world-wide death count from that plague was estimated at seventy-five million, the same figure the Black Death had killed seven hundred years previously. A cure for cancer still remained elusive, but most forms of diabetes could be diagnosed and corrected in the womb prior to birth.
6. Pepsi won the cola wars.
7. The United States will finally go metric.

위의 내용은 2009년에 사람들이 본 미래에 대해 말한 것을 종합하여 2030년의 모습을 재구성한 것이다. 표현이 과거로 되어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이미' 본 것에 대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여기 쓴 것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개인적으로 재밌어 보이는 것들만 뽑아 본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기절사건을 다시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게 주 목적이었는데, 에서는 그렇지 않다. Lloyd가 직접 나서서 한 번 더 Flashforward를 보자고 설득에 나선다. UN에 가서 직접 연설을 한다. 이 부분이 참 재미있는데, 사람들은 또 미래를 보기 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득을 하는데, 나라마다 입장의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21년 뒤의 낮시간을 보았는데 동아시아 지역인 한.중.일은 21년 뒤의 새벽 2시~3시를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21년 뒤의 미래기술에 대해 많은 것을 직접 보고 알았고, 그것을 자국 산업발전에 이용하려고 한다. 그래서 Flashforward를 다시 일으키면 안 된다는 반대입장이다. 그에 반해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나라들은 실험을 하되 12시간을 옮겨서 하자는 것이다. 예전 실험은 프랑스 시간으로 오후 5시에 했으니 이번에는 새벽 5시에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들은 21년 뒤의 낮시간을 보게 될 것이고 그것을 통해 미래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로이드 심코 Lloyd Simcoe (배우이름 Jack Davenport).
책에도 똑같은 이름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 사람을 상상하게 된다.

결국 실험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그걸 위해서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도 멈추고, 비행기도 뜨지 않고, 군사훈련도 하지 않으며, 전기시설을 고치러 전봇대에 올라가지도 않는다. 그렇게 해서 실험을 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Higgs Boson을 발견한다. 로이드(Lloyd)는 힉스 보존을 발견한 것을 매우 기뻐하지만, 미래를 보고 싶어했던 사람들은 이게 뭐냐고 하면서 로이드와 CERN에게 엄청난 불만을 쏟아 놓는다.

결국 외부의 초신성 폭발과 CERN의 실험이 맞물릴 때에만 Flashforward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바로 그 다음 폭발이 21년 뒤인 2030년 10월 23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 Flashforward는 바로 그 날 일어난다.

로이드의 아내가 바뀌는 문제나 테오(Theo Procopides)가 아무 것도 보지 못했고, 2030년 10월 23일이 되기 전에 죽는 문제에 대한 내용이 꽤 자세히 나오는데, 이 부분이 드라마에서 FBI 수사관 마크의 아내 올리비아(Olivia)가 자신의 남편이 아닌 로이드와 함께 있는 것을 보는 것과 마크의 동료인 드미트리(Demetri)가 총에 맞아 죽는 것으로 각색 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드라마에서 젊은 물리학자로 나오는 사이몬 캄포스 Simon Campos (배우이름 Dominic Monaghan).
책에서는 그리스 출신 물리학자 테오 프로코피데스 Theodosios Procopides가 그와 비슷한 역할이다.

물리학이나 가속기 실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책에 붙들어 놓기 위해서 글쓴이 소여는 약간 자극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책을 4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온다.

He was in bed - na*ed, apparently. He could feel the cotton sheets sliding now over his skin as he propped himself up on one elbow. (중략) The other person was a woman, but -- (중략) His hand reached out. The woman was wearing a navy-blue shirt. It wasn't a pajama top, though; it had buttoned-down epaulets and several pokets -- (중략) And then his fingers found the button, hard, plastic, warmed by her body, translucent like her skin. Without hesitation, the fingers grasped the button, pushed it out, slipped it sideways through the raised stitching around the button-hole. (중략) Lloyd felt a pressure down below. For a horrible moment, he thought he was getting an e*ection, but that wasn't it. Instead, suddenly, there was a sense of fullness in his b*adder; he had to urinate.

쓰기 민망한 낱말들은 *를 사용했다. 아, 물론 책에는 별표* 따위는 없다. 위의 내용은 Lloyd가 자신의 21년 뒤를 보는 장면이다. 스스로도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장면에서의 느낌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역시 소설은 이렇게 써야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랄까. 크크.

드라마를 통해 재밌게 봤던 것을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보면서 미래를 상상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신청한 책을 사준 카이스트 도서관에 감사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하핫.




6 Comments
  • 프로필사진 bom 2010.07.14 10:26 신고 이 사람 본래 전공은 Radio and Television Arts 네요. http://www.sfwriter.com/sawyer-cv.pdf
  • 프로필사진 꾸로 (gguro) 2010.07.14 13:59 신고 아, 그렇군.
    나도 저 CV를 봤는데, 왜 나는 못 찾았을까. ㅡㅡ;;
    뭔가 education 이라는 항목으로 따로 써 있기를 바라면서 찾아봤는데
    없길래 그냥 포기했지.
    알려줘서 고마워.

    그나저나 전혀 상관없는 전공을 하고도 이런 물리학 이야기를 잘도 써 내는군.
  • 프로필사진 Ens 2010.07.14 22:45 신고 네 글을 읽고 iBooks에 FlashForward 가 있는지 봤는데 가격이 $7.99 이군.
    그래서 일단 Sample 을 받았더니 챕터 1과 챕터 2의 앞부분만 있었는데..
    확실히 도입부가 흥미진진 하더군..

    When the digital clock reached 16:59:55 Lloyd started counting down out loud with it. "Five."
    He looked at Michiko.
    "Four."
    She smiled back encouragingly. God, how he loved her ---
    "Three."
    He shifted his gaze to young Theo, the Wunderkind --- The kind of youthful star Lloyd had hoped to have been himself but never was.
    "Two."
    Theo, ever cocky, gave him a thumbs-up sign.
    "One."
    Please, God ... Thought Lloyd. Please.
    "Zero."
    And Then ---

    And then, suddenly, everything was different.
  • 프로필사진 꾸로 (gguro) 2010.07.15 02:41 신고 재밌는 소설을 쓰는 작가는 역시 시작부터 뭔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지. 5, 4, 3, 2, 1 그냥 이렇게 쓸 수도 있는데, 카운트다운 사이사이에 순간을 잡아 상황을 그려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 프로필사진 단련 2015.10.12 20:04 신고 안녕하세요! ^^ 댓글 남겨주신 자취를 따라 쪼르르 찾아왔
    다가 세상에나!!! 영어원서로 읽으셨던 거예요?!?!?!?!?!?!? 우와!!!!!! 우와아아아!!!!!! 전 영어를 전혀 못 하거든요. SF소설을 이렇게 계속 좋아할 거였으면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어야 했다고 하루에 열 두 번씩 자책합니다. ㅠㅠ 부러워요. 정말 부럽습니다. 장르소설을 영어원서로 읽으실 수 있다니ㅠㅠb

    정말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잭 대븐포트 얼굴을 다시 보니 반갑네요! 올해 초에 히트했던 영화 '킹스맨'에서 초반부에 잠깐 지나가기도 했었죠. 하하하. 뜬금없는 댓글 남기고 가서 죄송합니다. ^^;;;;;;
  • 프로필사진 꾸로 (gguro) 2015.10.12 20:31 신고 찾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확실히 SF는 영미권 작가들이 잘 쓰는 것 같아요. 영어로 읽을 수 있으면 좀 더 많이 즐길 수 있긴 해요. 한국어를 쓰는 작가 중에 좋은 SF작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고 바랍니다.

    로버트 J. 소여 책은 표현이 깔끔해서 영어로 읽어도 읽기 편한 편이에요. 반지의 제왕이나 심지어는 해리 포터보다도 편한 것 같아요. 이 작가의 책을 몇 권 더 읽었는데, 다 재밌었어요. Mindscan 이라는 작품도 재밌고, Wake 라는 작품도 꽤 괜찮았어요.

    SF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한 동안 The Martian에 푹 빠져서 지냈답니다. 한참 유명해서 아실텐데, 책으로 읽어보실 기회가 된다면 꼭 책도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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