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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Wake by Robert J. Sawyer (WWW-1): 스스로 생겨난 인공지능

(gguro) 2016. 9. 23. 16:24



[책] Wake by Robert J. Sawyer (WWW-1): 스스로 생겨난 인공지능


1.

지은이: Robert J. Sawyer

제목: Wake (WWW-1)


내가 많이많이 좋아하는 캐나다의 SF 작가 Robert J. Sawyer의 작품이다. 제목은 Wake로 WWW trilogy라고 부르는 것의 첫 번째 책이다. 책 세 권 모두 'W'로 시작한다.

WWW trilogy: Wake, Watch, Wonder 


트위터에 세 권을 모두 모아둔 걸 올렸더니 작가가 친절하게 답변도 달아주었다. 사진을 보면 책 크기도 다르지만 제목이 미묘하게 다른 걸 알 수 있다. 1권은 Wake, 2권과 3권은 WWW:Watch, WWW:Wonder 이다. 도서관에 원래 있었던 1권은 캐나다판이고, 내가 나중에 신청해서 도서관에 들어온 2권과 3권은 미국판이라는 Sawyer의 설명.

작가 본인은 WWW를 붙이지 않는 쪽을 선호했다고 한다 (Without). 



소여의 다른 책으로는 Flashforward와 Mindscan을 읽어보았고, 다른 책들도 앞으로 꾸준히 읽을 계획이다. 관련 글을 아래 링크해둔다.


Flashforward는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는데, Mindscan이나 Wake는 번역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다. 



2.

이 책은 2015년에 한 번 읽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도서관에서 삼부작의 2편과 3편을 사주지 않아서, 약간의 신청비를 내고 도서관에 따로 신청을 하게 되었다. 신청한 책이 오길 기다리며 다시 한 번 빌려서 읽었던 것. 2015년에는 조금 띄엄띄엄 읽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을 들여서 꼼꼼히 읽었다. 두번째 읽는 거라 읽는 속도가 빨라졌지만 그래도 시간은 꽤 걸렸다. 워낙 읽는 속도가 느려서. 



3. 

대략의 줄거리.


이야기는 눈이 안 보이는 수학천재 여고생 Caitlin이 눈이 보이도록 하는 수술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눈에 무슨 장치를 이식하고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 장치를 wi-fi에 연결하는데, 그걸 통해서 인터넷 세상을 시각화하게 된다는 설정.


배경은 캐나다와 일본과 중국을 왔다갔다 한다. 케이틀린은 미국 텍사스에 살다가 캐나다로 이사를 온지 얼마 안 된 상태. 케이틀린의 아빠는 자폐증이 있는 물리학자이다.


Caitlin은 이식된 장치를 통해 실제 세상도 볼 수 있게 되는데, 인터넷 세상과 실제 세상 중에 무엇을 볼 것인지를 eyePod라는 장치의 스위치를 이용해서 선택할 수 있다.


인터넷 세상을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보게 되는데, 그게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인터넷의 백그라운드에 지능이 있는 무엇인가가 자연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것과 Caitlin이 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Caitlin은 그걸 Phantom이라고 부르고, 그것은 Caitlin을 Prime이라고 부른다. 책이 끝날 때쯤 서로 본격적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대화를 하게 되면서 마지막으로 정한 이름은 Webmind인데, Phantom이라는 이름은 Helen Keller가 아직 이해하지 못할 때를 지칭하는 말이라 더 이상 쓸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Webmind는 인터넷에 있는 엄청난 정보를 흡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헬렌켈러와 유령이라는 이름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알고 있다.


Caitlin이 주 줄거리라고 하면, 그와 평행하게 중국 인터넷 통제에 대한 이야기와 수화를 할 줄 아는 어떤 오랑우탄과 침팬지 사이에서 태어난 유인원에 대한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2권에 가면서 그 이야기들이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라 생각된다.




4.

몇 가지 재밌는 에피소드


4.1

케이틀린은 수학천재에 책도 엄청나게 많이 읽은 학생이지만, 글씨를 읽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 알파벳을 읽을 줄을 모른다.


처음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뭔가 다 뿌옇게 보인다는 걸 알았을 때, 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Caitlin이 근시였던 것. 그래서 안경점에 가서 시력검사를 하는데, 시력검사판에 있는 글자를 읽지 못한다. 보이는 데 읽을 수가 없는 것.


케이틀린의 엄마가, "이 아이는 영어를 읽지 못해요."라고 하자,


안경사가, "아, 그렇군요. 그럼 혹시 키릴문자는 읽을 수 있나요?"라고 되물어본다.

(아니 근데 안경사는 어떻게 키릴문자를 읽지?) 



4.2

또 다른 에피소드로는,


케이틀린이 처음으로 실제 세상을 보게 된 건 어느 번개치는 날 번쩍거림을 느낀 것인데, 그게 번개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케이틀린은 당연스럽게도 번개가 발생한 위치까지의 거리를 계산한다. 다들 어릴 때 한 번씩 이런 거 해보지 않았나? 하하. 


계산법은 다들 알고 있듯이, 빛의 속도를 그냥 무한이라고 가정하고, 번개가 친 뒤 천둥이 칠 때까지의 시간을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 세어서 몇 초가 걸리는지 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 소리의 속도인 340미터/초를 곱하면 번개 발생 위치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4.3

그 외에도, 수학 시험볼 때 점자로 문제지를 받고 LaTeX으로 답안을 작성해서 제출한다는 것이나, 웹세상의 백그라운드에 있는 것이 지능이 있는지를 확인해 볼 때 Mathematica를 사용해 fitting을 한다거나 하는 등, 이공계 출신이라면 반가워 할 만한 것들이 많이 등장한다.



5.

결론적으로, 완전 재밌다.


사실 뭐 따지자면 무리한 설정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무리함은 가볍게 눈감아줄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지능을 가지게 된 Webmind가 과연 어떤 형태로 세상에 나오게 될 지, 그리고 Webmind의 유일한 대화 상대인 Caitlin은 그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2권에서 눈여겨 볼 내용이 되겠다.



2016년 9월 23일

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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