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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gguro) 2009. 5. 4. 16:17


슬럼독 밀리어네어라는 영화를 봤다.
인도의 한 빈민가 출신 청년이
백만장자가 되라는 퀴즈프로에 나가서 진짜 백만장자가 된다는 이야기.

교회에서 인도목장 목장지기를 맡고 있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봤다.
인도 사람들 특유의 영어 억양을 들으며,
우리 교회 인도 사람들 억양과 같구나 하면서 살짝 웃음을 지었다.

교육 받을 기회도 없었고, 밑바닥 인생만을 걸어온 이 청년이
이 어렵다는 퀴즈프로에 도전해서 어떻게 정답을 다 맞힐 수 있었는가?
우연히도 이 사람의 삶의 과정에 그 문제에 대한 답이 다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고,
그럼 내가 본 소감을 써 보자.

1. 영화의 볼만한 점

내가 인상깊었던 두 가지 장면이 있는데
첫 번째는 주인공 자말 말릭이 음식점에서 일하는 장면이었다.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면 대충 지나갈 수도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음식점에서 손님이 생수를 시키는데
자말은 쌓여있는 생수병 중에서 빈 병 하나를 꺼내들고 수돗물을 틀어서 그 병에 받는다.
물을 다 받고는 병뚜껑을 닫더니
익숙한 솜씨로 병뚜껑에 접착제를 발라 붙인다.
마치 처음 뜯는 병인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재밌지 않은가?

두 번째는 주인공 자말 말릭이 일하는 통신회사 콜센터였다.
이곳은 틀림없이 인도에 있는 콜센터인데
영국 통신사 고객들의 불만을 접수받고 있었다.
마치 영국에 있는 통신사처럼 말이다.
이들은 영국에서 전화를 받는 것처럼 손님에게 안내를 하고 있으며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영국 지명을 공부한다.
블록별로 나누어져 있어서
이쪽 책상에서는 런던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다른쪽 책상에서는 캠브리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 것이다.
이또한 재밌지 않은가?

이런 생각지도 못한 인도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볼만한 점이라 하겠다.

2. 영화의 아쉬운 점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워낙 말이 안 되는 내용이니 그렇다 하겠지만
퀴즈 문제의 수준 자체가 너무나 아쉽다고 하겠다.

3억원에서 6억원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퀴즈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삼총사라는 책에서 아토스, 포르토스에 이은 마지막 총사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거 솔직히 3억원의 추가상금이 걸린 문제로는 너무 쉬운 것 아닌가?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이 답을 모르는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 싶다.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별로 없겠지만. 하하)
뭐 인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정의를 위해 싸우는~ 달타냥과 삼총사들이 간다~
라는 만화가 방영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하하

퀴즈 외에도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가 그다지 개연성이 없다는 점도 있다.
주인공의 상대 여주인공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이라든지,
주인공의 형의 조직 폭력배 활동도 그다지 필연적이지 않으며
퀴즈 진행자의 태도도 그래야할 이유가 별로 없는 부분이라 하겠다.

한줄 요약. 볼거리는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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