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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한글 사용 채택

(gguro) 2009. 8. 7. 15:16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한글 사용 채택

인도네시아에 있는 찌아찌아족이라는 민족이 그들의 공식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로 한글을 채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꽤나 반가운 소식인 한 편 약간의 걱정도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일단 문자가 없어 언어가 사라져가는 민족에게 그들의 언어를 지켜갈 수 있는 문자가 주어졌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이 좋겠다. 그들이 예전부터 써오던 글자를 깁고 더해서 쓰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글자가 있는지, 문자의 발전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비록 그것이 다른 민족에게서 가져온 한글이라고 하지만 그들에게는 소중한 문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관련 기사를 걸어둔다.
<한겨레> - '한글 쓰는 민족' 둘이 되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69867.html

기사에 있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사람이 한글로 쓰여진 그 나라말의 책을 들고 수업하는 사진이 참 인상적이다.



찌아찌아족은 인구가 6만 정도인 소수민족이니 이정도면 우리나라 대전 유성구 인구보다도 적은 인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이 사는 곳은 아래 지도에 표시해 두었다. 부톤섬이라고 한다.

크게 보기


내가 찾은 기사 중에서는 이 기사가 제일 자세히 나온듯해서 또 걸어둔다.

<연합뉴스> - 印尼 소수민족 공식 문자로 한글 채택
이 기사에는 찌아찌아 토박이말을 한글로 표기한 교과서 사진도 있다.



매우 긍정적인면이라면,
우리가 억지로 가르친 것이 아니라
아비딘이라는 현지 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고,
자기 민족에게 직접 가져다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점.
교과서에 보면 글쓴이가 "이호영, 황효성, 아비딘"이다.
훈민정음학회가 한글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긴 했지만, 
이 정도라면 상당히 자발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생각이 든다.

몇 가지 걱정되는 점이라면
1. 한글에는 닿소리가 14개 (된소리를 더하면 19개) 밖에 안 되는데, 저 나라 말의 닿소리를 다 표현할 수 있을까?
=> 일단 기사를 보면 비읍 순경음 (ㅸ)을 추가했다는 것으로 봐서 저것 하나만 더하면 될 수도.
저 소리가 왠지 영어의 v(브이)와 비슷한 소리는 아닐지.

2. 결국은 이들도 로마자를 배워야 하지 않는가?
=> 이들이 한글을 배우더라도 한글이 쓰이는 곳은 우리나라에 오지 않는 한 그들에게는 단지 6만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인도네시아 중앙어(자바어? 자카르타어?)를 배우려면 결국에는 또 다른 글자(아마도 로마자)를 배워야만 한다. 뭐 외국어를 배우는 어려움에 비해 글자를 새로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3. 과연 컴퓨터, 인터넷 상에서 찌아찌아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을까?
=> 1번과 비슷한 걱정인데, 당장 추가한 비읍 순경음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와 같은 걱정을 하신 어떤 분이 블로그에 글을 써 두었다. (http://www.valken.net/306)

앞으로 찌아찌아어 사전도 만들어야 할테고, <바하사 찌아찌아2, 3, 4> 등을 계속 만들어야 할테니 아비딘과 훈민정음학회는 할 일이 엄청나게 생긴 셈이다.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써서 잘 정착 되기를 바란다.

예랑이가 책을 읽는 것을 봐도, 한글이 참 쉽게 만들어진 글자라는 생각은 한다. 여러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지만, 어쨌든 이들이 쉽게 자기언어를 읽고 쓸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점이 또 어디 있겠는가. 찌아찌아족의 문맹률이 0%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또한, 처음 만든 훈민정음과 달리 현대 우리말에 맞게 고쳐진 한글을 받아들인 찌아찌아족이, 앞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형태로 한글을 개조하고 자기민족의 것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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